바로사채의 블로그입니다.

해외취업 : 현지에서 살아보기? 본문

My Life Story/해외취업

해외취업 : 현지에서 살아보기?

바로사채 2021. 10. 30. 21:44
반응형
로마에 가면 로마가 나의 법을 인정해주기도 한다.

 

  • ‘라떼는 말이야’ 로 시작하는 자신의 방식을 설파(?)하는 말은 대부분 귀 따가운 잔소리로 들릴 때가 많다. 하지만 일본인들 의 관점에서 이방인인 나의 시각은 잔소리라기보다는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 일본인 들의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시각은, 그들에게 있어서 외국인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나의 그것과 분명히 다르다. 그러다보 니 일본인들과는 조금 다른 관찰을 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아이디어 또한 조금 다른 경우도 있다. 이것이 일본인 동료들 에게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져, 함께 일하는 팀에 보탬이 된 적도 있다.

  • 한편, 나같은 ‘이방인'이 기존의 생태계를 흔들어 놓는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의 경 우, 한국에서는 고객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해당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상세하게 (담당자가 스스로 반 영할수 있는 액션까지) 제공하는 반면에, 일본의 경우는 고객이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도록 재료를 만들어주는 정 도의 조언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일본의 고객은 보고서를 받고 나면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기존의 일본 생태계 속에서 내가 한국에서 하던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일본 고객은 신기해 하면서도 감사해 한다.
  • 이렇게 점점 일본 고객들의예상을 넘는 서비스를 하다보니, 일본 고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기존의 일본식 보고서가 오히려 일본 고객들의 기대에 못 미치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왜 한국에서도 할 수 있 는 일을 일본에서 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같은 수준의 서비스에도 고객의 만족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나 는 이것을 어느 한 나라의 기대 수준이 높다거나 낮다는 뜻이 아니라, 기대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다고 이해하고 있다.

  • 이 이야기는 내가 속한 업계에서 경험한 부분 한정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컨설팅 방식과 보고서 내용에 상대적 으로 좋은 평가를 얻을수 있는일본에서 일하기로 했다.그러니 당신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며 너무 자신의 개 성을 죽이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쩌면 당신이 가는 곳에서는 당신의 방식과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을수도 있으니 무조건 로마의 법에 따를 필요는 없다.

경력 개발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 일본에는 ‘블랙 기업’이라는 말이 있다. 월급이 밀린다거나, 기본적인 복리 후생이 갖춰져 있지 않고, 근무 시간이 근로 기 준법을 훨씬(안좋은 쪽으로) 뛰어넘는 기업들을 뜻한다.
  • 이 블랙 기업들을 미화하려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몇가지 예외적 인 경우에 있어서는 조건이 좋지 못한 곳에서 일하는 것을 내 경력 개발을 위한 일종의 ‘투자'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일본에 처음 취업하려고 했을 당시의 나의 스펙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 대학을 갓 졸업한 다른 일본인 신입 사 원들과 비교해 나이는 많지만 경력이 화려하지도 않았고, 이전 직장는 다른 업종이었으며, 심지어는 일본어도 기본적인 소 통이 되는 정도였다. 그런 내가 일본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낮은 임금 조건을 받아들였고,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조건의 일자리는 아니었지만, 나는 이 직장에서 일한 몇 년 동안 비즈니스 일본어를 습득했고, 일본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가능해졌고, 또 기술과 영업으로서의 바람직한 업무 자세 도 배울 수 있었다. 저임금에도 내가 배워온것을 생각하면, 시간을 투자해서 경력과 일본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공부가 되 었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 남아있던 친구들은 점점 경력을 쌓아가던 때, 나는 또 다시 커리어 패스를 바꿔버렸다. 돌아보면 업종 변경은 적절 한 선택이었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분야에 30대 중반이 되어 다시 신입 사원으로 새로 시작해야하는 상황이었다.
  • 게다가 회사마저 엄청난 블랙 기업으로 불리던 회사였다. 나는 이 회사에서 5년을 근무했는데, 거의 사생활을 대부분 놓다시피하 면서 일에 뛰어들었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것 같은데, 다시는 못할거 같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 지만 그렇게 어깨 너머로 배운 지식과 쌓아둔 인맥은 지금까지 나의 경력 개발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고, 이것에 감사하 고 있다.

  • 해외 취업의 케이스는 사람마다 너무 다양해, 어떤 사람들은 한국에서보다 못한 삶을 감수하면서까지 현지의 일에 뛰어들 어 커리어를 하나씩 쌓아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고 한 번에 좋은 일자리를 잡아서 편안하게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
  • 나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경력 개발에 있어서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배움을 위해 시간적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처음 헤드 헌터와 이야기할 때, 희망 연봉을 정말 ‘희망'하는 금액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그 헤드 헌터는 나에게, ’연 봉은 지원할 회사를 생각하고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의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맞춰 정하는 것' 이라고 이야기 해 주 었다.
  • 나는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의 의미를 뒤늦게 깨달았고, 희망 연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해보고 싶은 일 이라면, 나 자신 (시간, 에너지)을 투자해 보는 것도 장래를 생각해서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 사 람이라고 정하기 전에, 내가 가보고 싶은 길을 찾아서 모험을 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