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O의 구입을 결정하기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고리즘을 쉽게 이해하도록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주는 강좌에 대한 정보를얻고 있지만, 일본에 살다보니 결국 내손으로 가르쳐야 할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좀더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다.

https://ko.khanacademy.org/computing/computer-programming

칸 아카데미도 있고, 여기저기 온라인에 알토란 같은 자료들이 있긴했다.

나도 한때는 자바언어를 공부했고, 컴퓨터 공학과 95학번...으로 정보처리 기사 자격을 무려! 비쥬얼베이직으로 통과한 나인데...그게 무려 15년전 일이다.

개발자라는 직업을 갖아본적이 없다보니 졸업후에 만져본건 HTML이나 자바스크립트 복붙(!)정도의 경력뿐이니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고민을 해봤다.

내가 처음 컴퓨터를 마주하게된것은 초등학교 3학년, 당시엔 쌀 세가마니에 해당하는 26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아버지께서 사가지고 오신 Apple IIe 의 카피판(세운상가판)으로 시작했다. 당시에 학교 전산실에는 SPC나 MSX가 대세여서 게임팩이나 삐~ 소리 늘어지는 카세트 테입으로 로딩하던 시절에,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꼽아서 로딩하는 간지나는 애플은 뭔가 폼이 났다. 

전원을 켜면 삑소리와 함께 아무것도 없는 녹색화면에 나타났던 BASIC언어... 거기서부터 내 공돌이 삶이 시작된듯하다.

그때 당시 애플 프로그래밍이라는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한라산 봉우리같은 그래픽을 실행하는 코드를 수십줄인가 작성해서 RUN을 누른뒤 밥먹고 오면 실행이 완료되는 정도의 고도의(!)소스코드 였던걸로 기억한다.

나의 개발자적 지구력(!)은 그게 한계 였던지 C언어든 Java언어든 그닥 취미를 붙이지 못하고 비쥬얼 베이직으로 후다닥 도망간것 같다... 다만, 프로그래밍이 무언지는 대략 이해할수 있는 계기었고, 공돌이의 길로 접어들게 된듯하다.

컴공과에서도 이상하게 로직에 대한 부분의 과목은 꽤 열의를 갖고 공부하였지만, 엉뚱하게 필수나 다름없는 C언어는 거이 망친 학점이었던걸로 기억한다...(물론 아침 10시의 수업은 대학교 2학년생에게는 가혹했...)

나의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선행교육이랄것 까진 없지만 뭔가 가르칠 타이밍이 초등학교4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에 뭔가 새로운 방법으로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냥 노트북을 사주려는 생각도 해봤지만, 게임기로 전락해버릴것 같은 생각도 들었고,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즈 환경처럼 GUI에서 시작하는것도 너무 편안한 환경은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지금 내자신 역시도 1995년에 윈도우즈 3.1이후 거이 한번도 MS의 환경밖에서 살아본적이 없는데, 회사의 모든 전산환경이 맥북으로 바뀐다는 소식조차도 두려움이 앞선다... ㅜㅜ 엑셀 단축키 어쩔겨 ㅜㅜ

Kano는 우연히 미국 아마존을 검색하다가 나타난 제안을 보고 디벼봤다. 라즈베리 파이처럼 뭔가가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아이들의 흥미유발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긴 했다. 레고 마인드스톰 역시 눈에 끌렸지만, 내가 가르칠 용기도 나지 않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담되는것도 사실이다.

가격은 확실히...거이 20만원으로 라즈베리파이에 비해선 비싸다. 꽤... 다만, 무엇을 중심으로 할것인가의 측면에서 하드웨어는 일단 조립이 되고나면 거이 소프트웨어의 환경에 두고 싶었고, 파이썬과 리눅스를 사용하면서 CUI를 익힌뒤에 GUI로 가는게 어떨까 하는 상상속에서 거이 마음속으로 정하기에 이른다... 이때가 2016년 11월말의 이야기다....